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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최근 손흥민이 겪은 인종차별에 대해 회피성 발언을 했습니다.
이번 일은 토트넘 홋스퍼 구단 내부에서 일어난 손흥민과 로드리고 벤탄쿠르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령탑이 정확한 코멘트를 남기는 걸 피한 것입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토트넘의 사령탑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하츠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5-1 대승을 거둔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휴식기 도중 우루과이 출신 미드필더 벤탄쿠르가 지난달 15일(이하 한국시간) 자국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하여 프로그램 도중 진행자와 대화를 나눕니다.
토트넘의 대처
그러자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에 "전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쏘니(Sonny)다. 손흥민이 하는 대로 따르고 있다. 그와 관련해서는 처리 중이고, 뒤에 추가 조치가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지금 중요한 건 (대화가 아니라) 이번 일로 영향을 받은 손흥민의 기분과 손흥민의 결정이다"라며 주장 인종차별 사건 징계에 대해 감독은 말을 아꼈습니다. 서운합니다.
결국 손흥민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말이니깐요.
평소 손흥민을 잘 챙기는 것으로 유명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은 상당히 실망스럽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토트넘 구단은 물론 포스테코글루 감독마저 인종차별을 당한 손흥민을 보호하거나 지키려는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첼시의 대처
옆동네인 첼시의 대처와 상반되므로 많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첼시는 최근 논란이 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의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이민자 출신 선수들 인종차별건에 대해 내부적으로 징계를 내리고 교육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페르난데스는 15일 코파 아메리카 2024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개인 SNS의 라이브 방송 기능을 이용하던 도중 팀 버스에서 인종차별 및 트랜스젠더 혐오 내용이 포함된 노래를 불러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페르난데스가 부른 노래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을 조롱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노래는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팬들이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프랑스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노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첼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곧바로 성명을 내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구단을 대표하는 주축 스트라이커이자 주장 손흥민이 피해자임에도 토트넘의 대처는 손흥민의 국가대표팀 동료이기도 한 첼시의 황희찬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너무도 아쉬운 대처임에 분명합니다.
어느 때보다 축구계 인종차별 사태가 대두된 상황에서 토트넘은 여전히 피해받고 있는 자신들의 선수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황희찬은 최근 코모 1907(이탈리아)과의 친선경기 도중 상대 선수에게 "재키 찬(성룡)"이라는 아시아인을 빗대어 부르는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황희찬의 팀 동료인 다니엘 포덴세가 격분해 상대 수비수에게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고 하죠. 아름다운 우정입니다.
사건이 터진 직후 울버햄프턴은 공식 성명을 통해 황희찬을 보호했습니다. 황희찬을 지도하는 개리 오닐 감독도 경기를 중단시키고 황희찬에게 경기를 더 뛸 의향이 있는지, 혹은 경기 전체를 중단할 것인지 의사를 물었답니다. 오닐 감독은 이후에도 구단을 통해 황희찬을 감쌌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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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울버햄프턴은 유럽축구연맹(UEFA)과 FIFA가 이번 사건에 개입하길 바라면서 UEFA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물론 UEFA가 친선경기는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조치를 거부했으나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의 인종차별건에 대한 대처
그 자체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습니다. 멋집니다.